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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저자 - 콜린 매컬로
역자 - 강선재, 신봉아, 이은주, 홍정인
출판사 - 고유서가
별점 - ★★★★★

제가 '로마'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책은 '먼나라 이웃나라'이지만 로마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놓은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였습니다. 의자 하나까지 세밀하게 조사했다는 저자의 말대로 꼼꼼함이 묻어났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습니다. 저는 시오노의 눈으로 로마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시오노는 재능이 있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 재능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글로 표현할 때 빛이 난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책'은 굉장히 특이합니다. 소설의 모양은 띄고 있으나 여느 역사책 못지 않은 두께와 내용을 자랑합니다. '로마인 이야기'가 멀리 앉아서 로마를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실제 로마의 지저분한 거리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직 이 책에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이 들어간 부분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구별하기는 저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술라의 부인으로 나오는 '율릴라' 정도가 가공의 인물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었을 따름이었습니다. 그것도 작가의 설정 설명으로 안 것이지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영미권 소설이 왜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노벨상 후보와 상을 거머쥐는 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 끝에 나온 인물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문장은 이 책을 더욱 현실감 넘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CEO나 직장인이 배워야할 로마인의 모습따위는 없습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공화정 말기의 질퍽한 로마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뒷골목을 충실하게 묘사한 것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오노의 책에는 참고 문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책은 그 수많은 참고문헌에도 불구하고 입맛에 맞는 사료를 골랐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반면 '로마의 일인자'는 참고 문헌이 하나도 표시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다만 작가가 책을 읽어보면 자신이 연구한 깊이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입니다. 그 자신감은 문장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로마인이야기'가 역사책의 모양을 띄지만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면 '로마의 일인자'는 소설책의 모양을 띄고 있지만 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로마의 일인자'의 진정한 주인공은 카이사르입니다. 그리고 '로마의 일인자'는 이 시리즈의 처음일 뿐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공화정 말기의 질척한 역사가 어떻게 작가의 손으로 표현되는지 기대가 큽니다. 예전에 완결된 책이지만 국내에는 두번째 시리즈까지만 번역이 되어있는데 이번 계기를 통화여 전 시리즈가 완역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by oldman | 2015/09/16 21:25 | 책 - ★★★★★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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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지구마을 불꽃사파리 at 2016/01/01 11:27

제목 : 풀잎관
로마의 일인자 '로마의 일인자'에 이어지는 내용이 바로 '풀잎관'입니다. '풀잎관'은 로마 최고의 군사 훈장으로 전장의 풀로 만들어 ‘현장에서’ 주어지는 이 관을 받은 사람은 불후의 명성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다. 대개 개인의 노력으로 군단이나 군대 전체를 구한 사람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공화정 시대에 풀잎관을 받은 사람은 극히 적었는데 퀸투스 세르토리우스나 술라가 이 훈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소설은 이 훈장의 이름을 붙여서 진행이 됩니......more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15/09/16 21:41
로마 관련 소설로는 저도 단연코 추천 때립니다. 시오노 따위는 저리 가라죠.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15/09/16 22:00
이런 책들이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Commented by Fedaykin at 2015/09/16 22:12
아예 추천의 글 자체에서
'이제 한국의 독자들도 시오노 나나미에서 콜린 매컬로로 레벨업 할 때 아닌가' 뭐 이런 표현이어서 참 웃겼지요.
근데 책을 읽어보니 정말 맞는말이더군요. 레벨업한 기분입니다.
풍문에 따르면 출판사가 거의 사활을 걸고 전시리즈 출판을 진행할 모양인데...1부 판매량이 모지라면 그 세가 꺾일까 걱정입니다.
출판사가 여기저기 연계해서 대중들 대상으로 로마사 강연도 하고 이벤트도 하고 그런던데, 잘됐으면좋겠네요.
Commented by 리리안 at 2015/09/17 16:33
하... 영문판으로 읽으려고 했는데 번역 좋으면 한글판으로 사서 읽어봐야겠군요
Commented by 혜성같은 범고래 at 2015/09/16 23:11
저도 읽어보고싶어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5/09/17 05:11
저도 얼른 질러야지 하다가 늦었네요. 셀프 추석선물로 지를까 ㅎㅎㅎ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5/09/17 11:59
나에게ㅜ선물허는 올 추석선물은 이걸로 확정이군요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5/09/18 18:40
한 세트 지금 질렀습니다.
다른 시리즈도 있다니 그것도 질러봐야게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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