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훌륭하다 훌륭하다 유럽 중세의학 (19금 묘사 포함)

 
십자군 전쟁에서 유럽인들은 아랍인들보다 몇배 뒤떨어진 물질, 정신문명으로 그들의 혼을 빼앗았는데 그중 압권이었던 부분은 의학분야였습니다. 당시 발달된 의학기술을 가지고 있던 그들이 바라본 서양식(?) 진료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날, 레바논 산악 지대에 있는 무나이트라의 프랑크인 통치자가 나의 숙부이신 샤이자르의 에미르 술탄에게 위중한 환자 몇몇을 돌봐 줄 의사를 보내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숙부께서는 그리스도교 신자 중에서 타비트라는 의사 한 명을 뽑아 보냈다. 그런데 그는 며칠만에 돌아왔다. 우리는 그가 무슨 수로 그리 빨리 환자들을 치료했는지 궁금하여 앞다투어 그에게 물었다.

타비트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들은 다리가 곪아 들어간 기사 한 명과 결핵을 앓아 쇠약해진 한 여인을 나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나는 그 기사에게 고약을 붙였습니다. 종기가 벌어지면서 차츰 낫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여인에게는 열을 내리게 하는 식사 요법을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프랑크인 의사가 와서 말했습니다. " 이 자는 환자들을 고치는 법을 모르오!" 그리고는 기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겠소? 한쪽 다리만으로 살아 남는 길을 택하겠소, 아니면 양쪽 다리를 다 가진 채 죽겠소?" 환자는 한쪽 다리로나마 살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의사가 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건장한 기사 한 명에게 잘 갈아둔 도끼를 가져 오라 이르시오." 곧 도끼를 들고 기사가 왔습니다. 프랑크인 의사는 나무 작업대 위에 다리를 올려 놓게 한 뒤 새로 온 기사에게 말했습니다. "깨끗하게 잘리게 잘 내려치시오!" 내 눈앞에서 그 자가 다리를 내리쳤습니다. 그런데 다리가 완전히 절단되지 않자 다시 내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다리의 골수가 사방으로 튀었고 결국 환자는 즉사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폐병에 걸린 여인을 진찰한 프랑크인 의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여인의 머릿속에 악마가 들어앉아서 이 여인과 사랑에 빠졌소. 우선 머리카락을 자르시오!" 사람들이 여인의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그리고 여인은 악마를 퇴치한다는 마늘과 겨자를 먹기 시작했는데 결국 증세를 더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악마가 머릿속에서 나오지 않아서요." 그들의 의사가 큰소리쳤습니다. 그는 면도칼을 집어들고 여인의 머리 위에 십자가를 그은 다음, 두개골이 드러나게 하더니 그 위를 소금으로 마구 문지르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여인도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내가 필요없겠지요?" 그들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랑크인 의사들에 대해 몰랐던 여러 가지를 알게 된 뒤 돌아온 것입니다.

- 아인 말루프 著, 김미선 옮김,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침이슬, pp192 ~ 193 -




이건 아무리 봐도 좋게 설명이 안됩니다. 그저 저 의사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두 사람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by oldman | 2009/10/02 21:40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26)

트랙백 주소 : http://oldman79.egloos.com/tb/424726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지구마을 불꽃사파리 : 201.. at 2017/03/21 23:27

... 보세요. 검색엔진 수집여부 설정 바로가기 > 내 이글루 인기 포스트 순위 포스트 제목 조회수 1 훌륭하다 훌륭하다 유럽 중세의학 (19금 묘사 포함) 2357 2 독일군의 신화의 진실 718 3 어느 하급장교가 바라본 일본제국의 육군 713 4 청일 ... more

Commented by 이로동 at 2009/10/02 21:42
천국으로 보내주는의사군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02 21:44
저 당시만 하더라도 병원은 죽으러 가는 곳이지 병을 치료하러 가는 곳이 아니었죠(....)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0/02 21:51
그 뭐냐.. 케빈 코스트너가 나오던 영화 로빈 훗에서, 로빈 훗이 망원경을 처음 보고 어안이 벙벙하는 장면에서 그 아랍인(모건 프리먼 분)이

'이렇게 무식하니까...'

라고 놀리던게 생각납니다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9/10/02 21:53
...왔더;;;서양의학의 발달은 뼈위에 세워졌다더니;;;
Commented by Esperos at 2009/10/02 22:24
13세기 초에 살았던, 저 유명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지나치게 금욕적인 생활을 하면서 정력적으로 활동했던 탓에, 말년이 되자 몸 상태가 심각하게 삐그덕거립니다. 피로 등 때문에 눈병이 심하게 나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가 되자, 교황청에서 의사를 보내어 치료하게 합니다. 이런저런 치료를 하는데도 통 차도가 없자 의사가 마지막 수단으로 처방한 치료술이....



달군 인두로 관자놀이 지지기.



프란치스코 성인 사후에 기록된 전기에 따르면, 성 프란치스코는 스스로의 육신을 '당나귀 형제'라고 불렀다는데요, 그 치료를 하기 전에 '당나귀 형제가 아프지 않기를' 하고 기원했더니 정말로 뜨거움을 느끼지 않았더랍니다......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9/10/02 22:30
제목이 "훌륭하다 훌륭하다 '유럽' 중세의학" 이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_-a
Commented by oldman at 2009/10/03 08:39
제가 봐도 그게 훨씬 나을 것같네요. 수정했습니다 ~
Commented by 漁夫 at 2009/10/02 23:13
오모나............................................ (깨꼬닥)
Commented by 아케르나르 at 2009/10/02 23:37
유럽에서 약초에 대해 그나마 알고 있던 사람들은 마법사나 마녀로 몰려 죽었단 얘기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원생군 at 2009/10/03 00:36
.....하나님 맙소사.., 역시 중세는 여러가지 의미로 판타지...
Commented by LVP at 2009/10/03 00:41
테리 디어리의 The Wicked History of the World (국내 번역명은 '잔혹한 세계사')에 나오는 내용이지마는, 집안의 애가 잇몸이 부어서 치통에 걸리면, 토끼 머리안에 있는 내용물과 크림을 섞어서 먹인다던가, 미용법으로 마늘을 태워서 얼굴에 팩을 한다던가 하는 내용도... 'ㅅ';;;;
Commented by rumic71 at 2009/10/03 03:23
고문기술은 훌륭하게 발달했으면서 어째...
Commented by 긁적 at 2009/10/03 16:31
의술에서 힌트를 얻어 창안해낸 듯 합니다 =_=;
Commented by 날림 at 2009/10/03 04:40
저건 말 그대로 김성모 화백식의 응급'처치' 군요.
Commented by 김멍멍 at 2009/10/03 13:38
참아, 이 양반아!
Commented by 눈여우 at 2009/10/03 10:40
...현대에 태어나서 진심 다행이라는...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10/03 10:47
십자군 전쟁으로 상당히 발전하게 되죠... ....
성 요한 구호기사단 같은 경우는 좀 지나면 간단한 외과수술을 (위에 나온 예시의 저런 막무가내 말고....) 하게 되는 수준이던데....
Commented by 견습기사 at 2009/10/03 13:01
아랍 입장에서는 십자군 전쟁의 결과가 여러모로 기분 더럽겠네요. -_-;
Commented by ­ at 2009/10/03 15:02
용감한 무식은 멀쩡한 상식 따위 아무렇지도 않게 쳐부수지요 -_-;
Commented by ENCZEL at 2009/10/03 13:38
저게........ 그 당시의 의학적 상식이었군요............. -_-;;;
Commented by muse at 2009/10/03 14:20
우와, 우와, 우와앙...
Commented by 나디르Khan★ at 2009/10/03 14:20
아, 이 책 좀 짱이었죠...-ㅁ-;;
Commented by 라쿤J at 2009/10/03 14:35
...아아[...]

루이 14세의 이야기가 정말 대단하죠

참고로 그걸 본 이후 전 루이14세를 태양왕이 아니라 초인왕이라고 불렀답니다.[먼산]
Commented by 역설 at 2009/10/03 16:31
의학과 고문기술의 차이를 잘 모르겠군요 (......)
저도 루이 14세 이야기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 왕노릇을 해야했다니 왕은 왕이더군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10/03 17:05
여러모로 십자군전쟁으로 유럽이 개명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ㄷㄷㄷ
Commented by 이메디나 at 2009/10/05 17:28
뭔가 멋지군요 OTL...
정말 이건 고문인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