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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데는 다 비슷한 듯(?)

 
Rome taxis seek to wipe out tourist scams

로마에서 택시 예약시스템을 개발했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전에 한참 우리나라 택시가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속이는 사례가 여러차례 보도되어 개선을 요구하자고 한 방송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로마의 택시기사들도 비슷한 짓을 관광객들에게 하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탈리아와 우리네와 민족성이 비슷해서 저런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굳이 그런 것을 떠나서 사람의 속성이 비슷하기에 저런 일이 벌어지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저 시스템의 효용성은 둘째 치더라도 로마 택시기사의 악행(!)도 어지간했나봅니다. 아무튼 사람사는 데는 다 비슷하다는(?) 속설을 입증하는 재미있는 기사가 되겠습니다.

by oldman | 2009/12/02 05:20 | 세상을 바라보는 눈 | 트랙백 | 덧글(5)

강대국의 비밀

 


저자 : 배은숙
출판사 : 글항아리
평점 - ★★★★★

제목만 봤을땐 그저그런 교양서적이 아닐까 싶었는데 목차를 보고 세세히 읽어보니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생각 외로 내용이 꽤나 튼실한 책입니다. 국내에서는 흔치않은 로마사 전공자께서 수많은 참고문헌들을 토대로 로마군의 생활상을 복원해놓은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내용이 알찬 책입니다. 이 책의 강점은 교양서적답게 저같은 비전공자도 매우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내용의 충실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미덕을 발휘합니다. 대부분 역사교양서들이 내용이 쉬우면 참고문헌이 개판이거나 내용이 튼실하면 가독성이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연출하는데 이 책은 보기드물게 그러한 균형이 너무나 잘 이루어져있습니다. 특히나 로마군의 용어나 전쟁의 승패여부를 분석하고 해설한 부분은 이 책의 백미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문장의 면면을 보면 단순히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과 같이 보이지만 그곳에 달려있는 주석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교양서적의 모범을 보는 것같아 기분이 너무 뿌듯했습니다. 뒤에 나와있는 엄청난 참고문헌은 노력의 산물이고 그것이 충실한 내용으로 나왔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같은 교양서적이면서 더 이상 자세한 참고문헌 언급은 생략한다던 어떤 종이뭉치와 선명하게 비교되던 순간이었습니다. 다시한번 그 종이뭉치를 만든 사람의 뻔뻔함에 화가 나던 순간이기도 했고요.

어쨌든 쉽고 기분좋게 읽을 수 있어 좋은 책이었습니다. 무엇을 더 알기위해서라도, 기분전환을 위해서도 읽기 좋은 책이니 일독을 권하는 바입니다.

by oldman | 2009/11/30 22:26 | 책 - ★★★★★ | 트랙백 | 덧글(7)

러시아, 연해주를 먹다 (4)

 
러시아, 연해주를 먹다 (1)
러시아, 연해주를 먹다 (2)
러시아, 연해주를 먹다 (3)

너무 오래간만에 이어서 거의 모든 이웃분들이 전 이야기를 까먹었을 연재물에 대한 마무리입니다.

일단 가립니다.

러시아는 이제 노골적으로 아무르강을 오가며 항해를 하고 영토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지만 중국은 적극적인 대응을 할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태평천국의 난과 프랑스와 영국의 공격으로 인하여 문자 그대로 내우외환을 겪고있던 상황이라 변방(?)의 영토에 대해서 그리 적극적으로 대응할 정신적, 물리적 여력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청나라는 러시아와 결국 국경을 재조정하는 협상에 응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만남은 1858년 5월 아무르 강이 바라다 보이는 아이훈의 만주족 마을에서 준비되었습니다.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제복을 입은 무라비요프와 황제의 조카 혁산은 서로 연회를 즐기면서 덕담(?)을 나누면서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무리비요프는 모든 황실 가족의 안부를 물었고 아무 생각없이 말하듯 40대의 하천용 전함을 건조하는 일이 지겹다고 하면서 트란스바이칼리아의 자신의 거처로 그를 초대했습니다. 만주족 귀족들은 그의 훌륭한 재주에 대해 무라비요프를 칭찬했지만 강둑을 끼고 집결해있는 30만 명에 이르는 군인들의 진영이 발견되어 불거진 문제를 이유로 그 초대를 정중히 사절했습니다.

본격적인 협상은 다음날 진행되었습니다. 중국식의 미묘한 말들은 가뜩이나 군인으로 외교적 수사에 익숙치 못했던 무라비요프의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었습니다. 혁산이 주장했던 군대가 단지 종이 위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무라비요프는 군인답게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미묘한 교착상태를 깨뜨립니다. 그는 그의 통역자가 무라비요프의 말을 통역하기 전에 회의장 밖으로 나가 말을 타고 아무르 강 둑 위에서 그를 기다리는 보트로 달려갔습니다. 강 위로 폭풍이 불어 닥쳤고, 장대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혁산의 비서 - 참고문헌에는 이렇게 쓰여져있던데 아마 이 표현은 영어식 표현을 직역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다 더 적절하게 본 직급을 표현하는 말을 아시는 분들께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필자주) - 는 급히 그의 뒤를 쫓아가 험악한 날씨에 그런 허술한 배에 몸을 실어 생명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며 그의 주인의 이름으로 간청했습니다.
화가 난 무라비요프는 밖으로 나아가면서 옆에 있던 선원들이 놀랄 정도로 무시무시한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그는 회담 전에 그의 가슴에 달았던 알렉산드르 2세의 훈장인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별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튿날 혁산은 무라비요프가 폭풍 속에서 무사히 돌아갔는지 예의 바르게 물어본 뒤, 다소 성급하게 입안된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아이훈 조약'입니다. 그 조약은 러시아인과 중국인이 아무르 강, 송화강, 우수리 강에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음을 규정하였습니다. 아울러 우수리 강과 바다 사이의 영토는 두 제국의 '공동 소유'라는 애매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러시아에게 그 영토를 내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래서 1860년 약 4만명의 기동대원과 농부들이 그곳에 정착했고 같은 해 베이징에서, 그 지역 뿐만 아니라 조선과의 접경까지 뻗어있는 긴 해안 지역도 러시아에게 내준다는 내용의 조약도 체결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베이징 조약'이었습니다.


(중국교과서에 실린 것으로 보이는 지도. 빗살무늬가 아이훈 조약때 러시아가 먹은 영토, 줄무늬가 베이징 조약때 추가로 먹은 영토, 사할린이 왜 먹혔던 영토로 포함되었는지는 논외로 합니다.)

결국 러시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연해주 영토를 얻었고 본격적으로 만주를 탐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을 삼고자 이곳에 그 유명한 블라디보스토크를 건설하고 이곳은 러시아를 상징하는 군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청나라는 당시 북쪽의 영토를 떼어 왕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때는 몰랐지만 앞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음은 물론이고 청나라 및 동아시아에 두고두고 위험요소를 심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때 느꼈던 연해주에 대한 상실감은 베이징 조약이 맺어진지 100여년 후에 일어난 중소전쟁의 한 요인이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고로 2005년 중국과 러시아는 연해주 국경문제는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의 일은 모르니 일단은 두고보는게 좋지않을까 싶습니다.

이 사건으로 크게 한방 얻어맞은 청나라는 변경 지방에 본격적으로 한족의 이민을 허락합니다. 한족을 중원 지방에 가두려는 정책이 얼마나 삽질이었는지 깨달은 끝에 내린 결정이었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한족의 변경이민러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러시아에 커다란 선물을 안겨준 무라비요프는 여러해동안 연해주 생활로 허약해진 건강으로 인해 사임을 요청하고 그것은 받아들여집니다. 그는 차르로부터 아무르스키 백작이라는 작위와 행정 재판소 위원이라는 명예와 벼슬을 받지만 어떠한 지위도 수락하지 않고 파리로 떠나 그곳에서 남은 생을 보냈습니다. 그는 몇번 러시아에 들르기는 했지만 시베리아에는 단 한번도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러시아는 동아시아 세계에 편입되었고 무라비요프의 모험은 끝이 났습니다.

참고문헌

1. 캠브리지 중국사 10권, 청제국 말(1), 조지프 플레처 著, pp.610 - 611
2. 지안나 과달루피 著, 이혜소, 김택규 옮김 '중국의 발견', pp.208 -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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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dman | 2009/11/30 02:17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그것이 알고싶다 '허경영'편을 봤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2편을 본 것이지만 어쨌든 봤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씁쓸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짜증이 나더군요.

대통령 선거출마를 무슨 돈벌이 수단으로 알고있는 그의 인식이 쇼킹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돈벌이의 원천이 그를 믿고 지지해준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피가 더 거꾸로 솟았습니다. 그의 행동과 행태로 봐서 지금은 민주공화당으로 바꾸었다는 - 본명칭으로 부르기도 싫습니다. - 황소공화당은 사이비 종교의 그것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습니다. 허경영은 물론 그 교주고 말이죠.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피식하며 비웃었던 이론들이 또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진실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에 더욱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사역사학이나 음모론 등의 떡밥이 분쇄되어야할 이유를 찾은 의미있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래야 그에게 피해를 입은 순박한 노인들과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충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저런 사기꾼에 열광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소름이 돋더군요. 앞으로 허경영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품고있지 못하겠네요.

배움의 이유를 찾게해준 고마운 방송이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닿으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주위에 돌고있는 엉뚱한 떡밥들을 분쇄하는 일을 해야되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행위이기도 하니까요.

by oldman | 2009/11/29 00:29 | 세상을 바라보는 눈 | 트랙백 | 덧글(9)

문자옥과 문화혁명의 가장 큰 폐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생각할 여유'를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일전에 상세히 언급한 적이 있듯이 문자옥의 가장 치사한 점은 문장 혹은 문자의 하나를 꼬투리잡아 그것을 가지고 대역죄를 씌워버렸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러한 장난질은 청나라때 심했는데 문자하나에 되도않는 민족주의적 논리를 가져다 붙여 멀쩡한 사람들을 대역죄인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이 시절의 기록들을 보면 이러한 짓거리를 하는데 정력을 쏟아부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오죽하면 짱박혀있는 불온서적을 색출하기 위한 정책을 펴기도 하고 말이다. 이 결과 지식인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되었고 옛날문자 혹은 문구가지고 해석하면서 숨죽여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가뜩이나 힘이 약해져가는 중국문화의 힘을 약화시켰지만 그것만으로 숨을 멎을 정도로 중국문화는 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문명(?)의 힘은 강했다. 마오의 홍위병들은 그 꺼져가는 숨통을 막아버려 희미하게나마 숨을 쉬고있던 중국문명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불상과 절, 유적들을 불태우고 지식인들에게 삽질을 시키고 자기보다 한두세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깔모자를 씌워가며 모욕을 하고 그들에게 모멸감과 생각할 힘을 없애버림으로서 결국 희미하게나마 이어가던 중국문명은 홍위병들에 의해 숨을 멎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분위기에 취해 혹은 위대한 마오 주석을 위한 행위라고 훗날을 추억하고 후회할지 몰라도 이미 끊어진 문명의 숨통이 되살나기란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다.

이 두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각 개인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문화적 테러라고 생각한다. 원래 문화란 여유로운 생각에서 피어오르는 꽃봉우리와 같은 존재이건만 그러한 여유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다시는 작물이 자라지 못하게 땅에게 해로운 물질을 퍼붓는 행위와 다를바가 없다. 그리고 저들이 여유를 없애버린 가장 큰 명분은 만주족, 그리고 마오주석과 공산당에 대한 무한복종이었다. 지식인들도 그들처럼 100% 복종하기를 원했다. 그 어떤 이물질도 허락치않은 저들의 행위는 씁쓸한 코메디가 되어 후세에 전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인과 인류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그렇게 수천년을 호령했던 대표적인 중화문명은 죽었고 짱깨, 혹은 짱꼴라만이 남았다. 비록 이전 조상들이 이룩했던 부를 회복하고 그 이상의 부를 축적할 여력이 될 지언정 조상들이 이룩했던 찬란한 문명은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아니 그러기는 이제 힘들 것이라는게 슬프지만 현실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문명이 꽃피웠던 그땅엔 이제 천박한 물질만능주의만이 자리잡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는 생각을 포기한, 혹은 생각을 안하는 사람들이 오갈 뿐이다.

by oldman | 2009/11/28 17:57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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